전세는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주택 임대차 제도입니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집값의 60~8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내고 계약 기간 동안 거주하는 방식이에요. 오늘은 한국의 전세 제도 역사와 문제 발생 원인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한국 전세제도의 역사
한국에 전세 제도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건 6・25 전쟁 이후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예요. 당시 한국은 폐허가 된 나라였습니다. 이에 빠른 경제성장이 필요한 시점이었죠.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건설업을 부흥시켰어요. 하지만 나라도 국민들도 알거지 상태였으니 자금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게 바로 분양제도와 전세 제도예요.
국가 입장에서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건설사는 건물을 많이 지어 팔 수 있고, 세입자는 집값의 절반 정도만 내어 거주할 수 있고, 집주인은 여러 채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해관계가 아주 잘 맞았던 것이었어요.
전세제도 문제 발생 원인
지난 70년 동안 이 전세 제도는 한국의 주택 문화에 안착되면서 잘 유지돼 왔습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종종 들려오는 전세 사기 뉴스를 보면 마음이 참 안 좋아요.
최근에 불거진 빌라왕 사건들은 더 가관입니다. 왜 이렇게 전세 사기들이 넘쳐날까요? 결국 이들이 손쉽게 사기를 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전세’라는 제도가 그만큼 문제투성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수십 년간 전세가 고착화돼서 그렇지 곰곰 생각해 보면 이 제도는 아주 무서운 제도입니다. 생면부지의 집주인을 어떻게 믿고 내 전 재산과 은행 대출금까지 싹싹 털어서 맡기는가 말입니다.
아무리 등기부등본을 떼서 주택의 담보상태와 은행 대출 상태를 확인해 봐도 사기꾼들은 도가 튼 사람들입니다. 일반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기방법을 생각해 내어 전세 사기를 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법은 피해자들을 거의 보호해주지 못합니다. 돈 잃고, 가족 잃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어도 해결방법은 거의 없는 셈이죠.
일부 피해자들은 전세보증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기도 하지만 그 수치는 10% 미만입니다. 이마저도 수개월간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문의하고, 기다려야만 받게 됩니다. 이렇게라도 받는 사람은 그래도 행운아입니다. 90% 이상의 피해자들은 똑같이 피해 자료를 제출하고, 수시로 문의하고, 법정에 나가 싸워봐도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앞으로 전세 제도는 어떻게 될까?
전세 제도는 집값이 계속 오를 때에만 그나마 유지가 가능합니다. 집주인은 은행에 돈을 맡겨 이자를 받는 것보다 자신의 자본금과 세입자의 전세자금을 합쳐 집을 사는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2년 후에 집값이 더 많이 오르면 세금을 내더라도 은행 이자보다 수익이 훨씬 좋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수는 5169만 명이고, 이 중 15세 미만 유소년층은 586만 명, 노인 인구가 곧 1000만 명에 달합니다. 노인들은 점점 넘쳐나고,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점점 줄어드는 현실인데요, 집값이 이전처럼 상승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도 이젠 옛말입니다. 은행 대출금리가 낮고, 주택 수요자가 많을 때는 가능했지만, 지금처럼 은행 대출금리가 높고, 주택 수요자가 줄어드는 형세에는 맞지 않으니까요.
너무 오랜 기간 전세 제도가 자리를 잡은 탓에 갑자기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갈 운명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자가 아니면 월세 제도 2가지로 나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전세를 고집한다면?
월세를 내면 내 자산이 매월 깎여나가기 때문에 너무 싫다. 그래서 전세가 좋다는 분도 있고, 사기를 당하는 일이 전체 대비 몇 프로나 되겠나? 피해자들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계약했으니 당했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난 철저하게 검토하고 계약했는데 말도 안 된다라고 항변합니다. 그분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도 앞서 언급했듯 사기꾼들은 우리의 예상을 한참 넘어서는 교묘한 사기 방법을 잘 찾아냅니다. 선량한 우리가 사기 전문가를 이기기엔 역부족입니다.
결국 선택은 나의 몫입니다. 사기 피해를 당할 리스크를 감안하면서까지 난 전세 제도가 좋아. 이 제도를 선택할 거야라고 생각하면 그리 하겠지요. 하지만 정말 큰 위험이 생겨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길이 거의 없다는 것도 미리 아셔야 합니다. 아무도 내 자산을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내가 선택했으니 내가 책임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전세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오늘도 빛나는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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