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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내년 의대 증원 2000명, 총 정원은 5천명입니다

by 마마스머프 2024. 2. 14.

정부가 내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했어요. 이로써 총 정원은 558명으로 확대됩니다. 원래 정원이 3000명인데, 추가로 2000명을 늘린다니 너무 심하지 않나요? 당연히 귀한 밥그릇을 빼앗기게 된 대한의사협회는 난리가 났습니다.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 의사가 의자에 앉아 젊은 여자 환자를 진료상담하고 있다. 환자 뒤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 간호사가 서있다.

대한의사협회의 치열한 밥그릇 전쟁

1998년 신설된 제주대 의과대학 이후 27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2006년 의약분업으로 인해 358명으로 축소된 이후 현재까지 동결돼 왔어요. 그만큼 대한의사협회의 밥그릇 지키기 정책이 제대로 들어맞았죠. 그런데 갑자기 모든 게 초토화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에요.

보건복지부는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증원분을) 집중 배정한다" "추후 의사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어요.

2021
년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천 명당 2.6명으로, OECD 전체 회원국 중 멕시코(2.5) 다음으로 적어요. OECD 평균은 3.7명이고, 오스트리아(5.4), 노르웨이(5.2), 독일(4.5) 등은 우리나라의 2배 안팎 수준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복지부의 이번 의대 정원 확대 결정은 지역 및 필수의료 부문에서 의사 수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의 비상 대책으로 보여요.

현재 지방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 환자들의 '원정 진료'를 비롯해 응급실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위험한 상황에 부딪치는 '응급실 뺑뺑이'도 잇따르고 있어요. 연봉 4억원을 준다고해도 의사를 못 구하는 곳도 꽤 많죠. 

그리고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분야를 지원하는 의사는 갈수록 줄고,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피부과와 성형외과는 의학과는 거리가 멀죠. 대부분이 피부 미용을 위한 곳으로 전락했으니까요.

의사 증원은 필수지만, 적정선을 지켜야

지금의 의사 수는 많이 부족한 게 맞아요. 옛날과 달리 작은 병에도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갑자기 1년에 2000명씩 증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이젠 의사들도 변호사들과 같은 처지에 처하는 것 같은데요, 비싼 등록금 내면서 기나긴 공부를 해도 막상 사회에 나온 뒤에 그들의 밥 그릇은 형편없는 것으로 전락하고 말겠죠. 그렇다면 누가 그 힘든 곳을 지원하려고 할까요? 오히려 10년 후에는 의대 기피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고요.

 

증원을 하되 이렇게 무턱대고 대폭 증원할 게 아니라 의사들의 진료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10년 후 의료계를 내다보면서 정책을 펼쳤으면 합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데요, 일방적인 정책이 아닌 서로 합의점을 찾아 국민 전체의 이익에 기반한 결정이 나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