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대출 사기 급증, 금융기관은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를 해야한다

스미스 피싱에 당했거나 휴대폰을 분실하여 내 개인정보가 사기꾼들에게 모두 넘어갔을 때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들이 내 명의를 도용하여 은행에서 비대면 대출을 받기 때문이죠. 오늘은 비대면 대출 사기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인 금융기관의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드려요. 

비대면 대출 사기가 증가하는 이유

금융기관은 예전엔 대면 대출만 해왔어요. 은행에 본인이 직접 가서 대출을 받는 것이죠. 그런데 요즘엔 은행에 직접 오지 않아도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타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으로 인증절차만 해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하는 대출을 받도록 하는 상품들이 많아요.

 

그래서 스미싱 피싱을 당했거나,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 내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 주민등록증 사본, 운전면허증 사본 등을 통해 사기꾼들이 무자비하게 비대면 대출 사기를 저지르고 있어요. 이런 피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은행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는데요,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은행들은 절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됩니까?

 

일반 서민들이 거대한 자본을 갖고있는 금융기관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이 들까요? 이런 비대면 대출 사기는 엄밀히 말하자면, 본인 확인을 제대로 못한 금융기관 직원이 사기꾼에게 당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의 실수는 바로 소속된 금융기관에서 책임을 져야 하죠. 그런데도 억울한 피해자에게 모든 대출을 갚으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요. 정말 무자비한 금융기관의 횡포입니다.

법원의 판단

오늘 8월 8일자 1심 법원의 판결입니다. 가짜 모바일 청첩장을 클릭하여 스미싱 <문자를 이용한 금융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이 비대면대출 사기로 수천만원을 피해봤다고 해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는 중에 1심에서 법원은 이렇게 판결했어요. 스미싱이 지능화되고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본인확인 절차를 더 적극적이고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케이뱅크·미래에셋생명보험·농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6천여만 원 규모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어요. 모두 금융기관이 본인확인 절차를 제대로 못한 게 잘못이라는 판결인 것이죠.

 

담당판사인 한나라 판사는 "대출거래약정 등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본인인지 확인하는 조치를 다할 의무를 피고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이행했다고 보기 어려워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비대면 금융거래를 주된 업으로 한다면 고객의 얼굴이 직접 노출되도록 실명확인증표를 촬영하도록 하거나, 영상통화를 추가로 요구하는 방식을 택해 본인확인 방법을 보강했어야 하고, 기술적으로 현저히 어려운 조치도 아니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말 상식적이면서도 현명한 판결 아닌가요?

개인을 향한 금융기관의 횡포 

저는 이런 사태를 보면서 사기를 친 사기꾼들이 제일 악하지만, 금융기관의 횡포도 만만치 않다고 봅니다. 비대면 대출이 사기꾼들에게 사기를 칠 여지를 충분히 만들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이런 상품을 계속 만들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본인 확인 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사건이 발생하면 "우린 잘못 없어. 모두 피해자 책임이야."라면서 대법원까지 가는 횡포를 저지르니 말이에요.

 

작년인가요? 뉴스에서보니 이런 비대면 대출 사기를 당한 50대 가장 분이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그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어요. 

 

금감원에서도 금융기관의 비대면 대출 사기 급증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런 사기가 발생할 시엔 100% 금융기관의 본인 확인 절차를 잘못한 책임이란 걸 명시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금융기관들도 빨리 정신 차려서 보다 엄격한 검증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생각해요. AI 기술이 점점 발달하는 시대에 살면서 이런 것은 당연한 절차 아닐까요? 오늘도 빛나는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