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아킬레스건 수술, 6500명 환자 피해봤다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승인을 받지 않은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병·의원에 납품하고 100억 원의 요양급여를 챙긴 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고 합니다.

아킬레스건은 국내 기증자가 적어 수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경우에 사용돼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미승인 아킬레스건 수입·납품 업체 대표 26명과 영업사원 6명, 의사 30명, 간호사 22명 등 총 85명을 검거해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어요.

 

경찰에 따르면 수입·납품 업체들은 2012년 3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식약처로부터 기존에 승인받은 완전한 아킬레스건을 수입한 것처럼 속이고 반쪽 아킬레스건 6천770개를 수입해 병원 400여곳에 납품했습니다. 병원은 전국에 분포해 있으며 대형·중형병원들도 포함돼 있다고 하니 진짜 헐~이네요. 환자 6천500여 명의 수술에 반쪽 아킬레스건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들 업체가 유통한 것은 온전한 아킬레스건을 반으로 자른 제품인데요, 정상 제품의 수입가는 82만원, 반쪽짜리는 52만 원이에요. 30만 원 차이가 나네요. 납품업체가 온전한 제품을 납품해 병원에서 사용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48만원의 요양급여가 나온다고 해요. 이들은 더 저렴한 미승인 아킬레스건을 사용하고도 '제값'의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받았고, 공단에서 편취한 금액은 100억원 가량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는 반쪽 아킬레스건을 이식받은 환자 명단을 전달해 추후 환수조치가 이뤄지도록 했으며 반쪽 아킬레스건 수입·납품 업체와 연관된 의사 등을 추가로 확인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의약업품 담당자들이 돈에 눈이 멀어 환자의 수술에 이런 반쪽 아킬레스건을 사용했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환자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제대로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런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참담할까요. 사람들이 돈에 눈이 멀면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이나 봅니다. 자신들의 수술에도 이런 반쪽 아킬레스건을 사용하면 어떤 기분일까요? 사람 생명을 다루는 업계 종사자로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는 게 너무 괘씸해요.

 

이런 반쪽 아킬레스건 사용 문제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2022년 12월에 적발된 건수만 해도 2100건에 달했으니까요. 지난 10년간 수입된 아킬레스건은 5만개가 넘는데 그중 반쪽 아킬레스건도 상당히 많다고 해요. 서로 알면서도 반복해서 이런 불법을 저지른다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빼가는 돈이 엄청난데, 참 얄밉지 않나요.

 

의료업계 종사자로서 양심을 버리고 돈만 생각하는 이런 행태는 이참에 뿌리 뽑혔으면 합니다. 그리고 불법행위자에겐 다시는 이런 못된 행동을 못하도록 과도한 벌금과 영업정지 처분이 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