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한 남자 교사가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교사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려고 장례식장까지 찾아온 학부모도 있었다고 하니 참 무서울 정도네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초임교사였던 고 이영승 교사는 지난 2021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 교사는 ‘이 일이 나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25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참 가슴 아프네요. 교사 일이 안 맞으면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아도 될 텐데, 너무 젊은 나이라 고통 속에 함몰 돼버린 것 같아요. 사람은 아무리 강한 군인이라도 고통에 계속 짓눌리면 약해지기 쉬운데, 이 선생님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 교사는 사망 직전과 직후에도 학부모의 민원을 계속 받았다고 해요. 한 난폭한 학부모는 이 교사에게 자녀 문제로 문의한 내용에 회신이 없자, 이 교사의 사망을 확인하겠다며 장례식장까지 찾아가 유족과 실랑이를 벌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 학부모는 장례식장에서 유족에게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조문을 거부했다는군요.
악성 민원을 넣었던 학부모라는 걸 눈치챈 유족이 “어머니,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냐”라고 묻자 해당 학부모는 “저 아시냐? 내가 못 올 데를 왔나 보다”라고 답했습니다. 담임교사의 장례식장에서 이게 무슨 태도인가요.
또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3년이 넘는 기간을 배상 요구에 시달렸다고 해요.
해당 학생의 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교사에게 계속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학교 측은 휴직 후 군복무를 하던 선생님에게도 직접 해결하라고 문제를 떠넘겼다고 해요. 학교마저 보호해주지 않아 이선생님의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학부모들이 담임선생님을 괴롭혔을까요? 정말 이런 학부모들 때문에 무서워서 교사를 할 수 있겠나 싶습니다. 교육 현장이 암병에 걸린 것만 같아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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